컨설팅 회사에 들어가면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컨설팅 회사의 입장에서는 돈을 벌기 위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과연 고객은 왜 컨설팅 프로젝트를 하는 것일까?

컨설팅이라는 것이 고객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보다 성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에서는 꼭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다.

자 그럼 고객은 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일까?

크게 3가지 유형의 필요성으로 인하여 고객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볼수 있다

 

첫번째는 고객이 문제에 직면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현재는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는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많이 있다. 그런데 그런 기업은 프로젝트에 많은 돈을 쓸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로 대표적인 것이 벤치마킹 프로젝트이다.

과거에는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가 많았다. 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거나 선도적인 입장에 있지 못해서 글로벌 선진기업의 경영기법이나 기술을 따라잡기 위하여 이런 유형의 프로젝틀 많이 했다. 제가 프로젝트를 하던 초기에만해도 삼성전자, LG전자, SK, 현대차 등에서 글로벌 기업은 어떻게 하는지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다. 당연히 글로벌 컨설팅회사가 이런 측면에서는 유리한 점이 있었고,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성장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한국의 대기업중에는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있다. 그 기업에는 이미 지식으로 무장한 많은 박사들이 있고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을 고용해서 운영하기에 이런 기업에 글로벌 선도 지식 프로젝트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이런 지식을 팔아야 하는데 문제는 그들은 큰 돈을 지불할 수 없고 그 기업들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작은 컨설팅 회사들이 있다. 그래서 그 시장에 빅펌이라 불리는 회사들이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로 남는 것은 M&A나 차세대 PI&시스템구축과 같은 영역으로 작은 기업에서 책임을 부담하기 어렵고, 큰 프로젝트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아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가 남게 되고 이런 분야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두번째는 아웃소싱의 성격을 지니는 프로젝트들이다.

본인들이 사람을 고용하여 할 수 있지만, 한국처럼 고용시장이 경직된 시장에서는 고용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기에 대신 일해줄 전문가를 프로젝트 형태로 고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는 고객이 할 수는 있지만 하기 귀찮아 하거나 사람을 뽑기 부담스럽다고 분류하는 프로젝트들이다. 주도권이 대부분 고객에게 주어지고, 고객이 결론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고 그것에 대한 근거나 논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많이 수행한다. 혹은 고객의 생각을 잘 정리해주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공공 프로젝트의 일부가 이런 유형에 해당하고, 선도기업이라고 하는 대기업 프로젝트 중의 상당수가 이런 유형에 해당한다. 어쩌면 대형 차세대 PI & 시스템 구축도 이 유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세번째 유형이 자존심 상할 수 도 있지만 고객이 답을 가지고 있는데 본인들 이야기를 임원들이 귀담아 듣지 않거나 믿지 않아서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이다.

사실 공공 분야의 프로젝트는 대부분이 이 유형으로 볼수 있다. 외부의 의견이 없으면 책임 문제가 발생하기에 본인들이 다 알고, 할 수 있지만 외부의 의견이 이래서 해야 한다고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 프로젝트를 많이 한다. 중견기업의 경우나 일부 대기업의 경우에도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들이 꽤 많이 있다. 담당자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결론과 근거도 다 알고 있지만 임원들이 본인들 이야기를 잘 신뢰하지 않기에 컨설팅회사의 입을 빌려서 이야기하는 형태의 프로젝트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고객의 이야기만 잘 정리하면 된다.

 

컨설턴트로서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겠지만, 희망과 기대감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다가 좌절감에 부딪히기도 한다. 내가 고작 이런 일을 하려고 컨설턴트가 되었나 싶기도 할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 첫번째 유형의 임원 앞에서 근사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그런 역할을 원하겠지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컨설턴트는 많지 않다. 많은 경험과 통찰력을 결합하여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럴 준비가 되어있는지 냉철하게 본인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런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 본인은 얼마나 노력하는지 물어보기 바란다.

Posted by 오늘보다나은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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