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본인은 사업에 실패를 겪어봐서 그런가 한때 잘나가다가 힘들어진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어쩌면 그런 사람들이 더 신경이 쓰이다 보니 자주 만난다고 착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때 잘 나가다가 지금은 그저 그런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비슷한 특징이 있다. 과거의 성공을 버리질 못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이런식으로 성공했다라는 자부심도 있겠고, 이미 자신의 성공을 통해서 검증되었다고 생각하는 측면도 있고 어쩌면 본인이 익숙하기에 버리기가 쉽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삼성전자 명예퇴직하시는 임원분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한적이 있다. 그때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물을 빼야 한다는 것이다. 그분들은 명예퇴직하고 삼성이라는 곳을 나왔지만 여전히 내가 누군데…. 라는 생각에 빠져 있어서 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그 물이 빠지는데 2년이상이 걸린다고들 했다.

 

성공이라는 것은 본인이 가진 능력도 중요하지만 사회 여건이라는 측면도 중요하다. 내가 가진 능력이 발휘되고 효과가 있는 사회적 여건이 되었기에 본인이 성공을 한것이다. 그런데 그때에 비해서 지금은 사회가 변하고 기술도 변하고해서 과거의 방식으로는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컨설팅을 가면 자주 언급되는 사례들이 코닥, 노키아…. 다 성공한 회사들이지만 지금은 흔적을 찾기 힘든 회사들 사례다. 이 회사들 역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그들이 성공했던 방식과 사업에 집착하다가 사라진 회사들이다.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본인이 성공했던 그 당시의 사회적인 여건, 글로벌 경쟁, 기술적인 여건이 지금과는 다르다. 환경이 바뀌면 그 환경에 적합한 방식을 찾아야 하는데 여전히 본인이 성공했던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 환경이 바뀌었으니 본인도 바뀌어야하지 않냐고 하면 늘상 돌아오는 답변은 너 같으면 바꿀 수 있겠느냐? 너 같으면 버릴 수 있겠느냐 라는 응답이다.

 

나 같으면 바꾸지 라는 답변을 하고 싶지만 어차피 그 사람들에게 이런 답변은 무의미하다. 그 사람들은 기존 방식을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그런 상태로 계속 가는 것이다.

 

과거의 성공은 달콤한 기억이다. 그 달콤함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하지만 현실은 그런 달콤함을 다시 돌려주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력도 노력이지만 적응이라는 새로운 스킬을 요구한다.

20년전에 성공했던 방식이 지금도 성공을 보장할까? 20년전에는 AI도 없었고, 화상회의나 이런 시스템도 지금보다 구식이였을텐데……  이런 변화를 생각하지 않고 과거의 성공했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다시 성공하기 힘들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는 늘 이야기하는게 나를 왜 몰라주는가? 내 제품은 뛰어난데 시장이 왜 몰라주는가 이런 푸념을 한다.

 

평가는 시장이, 고객이 한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난 그걸 훌륭하다고 보지만 시장은, 고객은 훌륭하다고 보지 않을 수 있다. 예전에 닷컴 열풍이 불었을 때 그때 많은 벤처기업들이 제품의 우수성만 가지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망한 사례를 우리는 알고 있다. 소니도 한때 비디오테이프 시장에 베타방식의 비디오테이프를 가지고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VHS 방식의 비디오 테이프에 밀려서 시장에서 사라졌다. 제품자체의 성능은 베타방식이 우수했지만 시장을 장악한 것은 VHS 방식이였다. 왜 일까? 시장은 꼭 제품이 우수하다고 해서 선택하지는 않는다. 사용의 편의성 그리고 제품의 만족도와 가성비 등 많은 변수들이 있다.

 

지금으로 7년전 2017년도 전후해서 피코크라는 간편식 제품을 신세계가 야심차게 진행하였다. 유명 요리사 뿐만 아니라 맛집의 레서피를 이용한 제품을 내놓았고, 당시 CJ 비비고를 성공시켰다는 임원까지 영입해서 추진했다. 지금 피코크라는 제품을 찾을 수가 있는가?

2017년도말 2018년도 초에 함께 일하던 사람들과 신세계의 간편식 담당 임원을 만나려고 노력하였다. 간편식에 대한 사업컨셉과 브랜드를 포함한 시장전략까지 만들어서 함께 사업을 하자고 제안하려고 하였다. 물론 만나지는 못했다. 우리가 만난 최선은 이마트의 매장에서 간편식/장류를 담당하는 현업 담당자가 전부였다. 만나는 순간 이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하는 생각에 함께 일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때 담당 임원을 만났더라면 피코크가 이렇게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왜냐면 피코크가 가지고 간 전략은 간편식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제품의 품질만 내세웠기 때문이다. 피코크가 간과한 것은 카피가능한 제품으로 피코크만의 차별성을 제대로 못가져갔다는 것이다.

 

제품이 아무리 훌륭해도 시장에 어필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선택되지 못하면 사라져 갈수 밖에 없다. 그리고 선택되더라도 사회가 변하면서 계속 대응해서 변해주어야 하는데 그걸 따라가지 못하면 잠깐의 성공에 끝날 수밖에 없다. 

 

변화를 두려워 하지 말자.... 왜냐하면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수가 없다.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이자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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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늘보다나은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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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 사이에 많이 이야기되는 것이 플랫폼이다. 다들 플랫폼을 이야기하고 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플랫폼의 폐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플랫폼이라는 것은 간단히 이야기하면 중개공간이다. 사용자와 공급자를 모아서 서로 공급하고 수요하게 하는 공간을 이야기한다. 그 공간이 시스템에 위치한 온라인 공간이다.

온라인이 갖고 있는 특성중에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과 지역이라는 한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에 시간과 공간이라는 제약으로 나누어진 시장이 온라인 공간에서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합쳐지면 결국 시장의 지배자가 생기게된다.

그리고 우리가 다 아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극대화되어 적용되는 것이 플랫폼사업이다. 왜냐면 공급하는 입장에서는 수요자가 많은 곳을 찾게 되고 수요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공급자가 많은 곳을 찾게 된다. 결국 플랫폼사업은 독점을 향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 그런 것을 무시하고 플랫폼의 폐해를 논하는 것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폐해를 논의하는 것과 같다. 이런 플랫폼이 구독경제 (subscription)과 결합이 되면 어떨까?

그럼 시장 지배자의 독점력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플랫폼과 구독경제의 결합..

우리의 기업들이 한번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구독을 단순히 차를 렌탈하고, 정수기를 렌탈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일상의 모든 것을 렌탈해준다면? 상상만으로도 엄청난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Posted by 오늘보다나은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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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회사에 들어가면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컨설팅 회사의 입장에서는 돈을 벌기 위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과연 고객은 왜 컨설팅 프로젝트를 하는 것일까?

컨설팅이라는 것이 고객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보다 성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에서는 꼭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다.

자 그럼 고객은 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일까?

크게 3가지 유형의 필요성으로 인하여 고객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볼수 있다

 

첫번째는 고객이 문제에 직면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현재는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는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많이 있다. 그런데 그런 기업은 프로젝트에 많은 돈을 쓸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로 대표적인 것이 벤치마킹 프로젝트이다.

과거에는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가 많았다. 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거나 선도적인 입장에 있지 못해서 글로벌 선진기업의 경영기법이나 기술을 따라잡기 위하여 이런 유형의 프로젝틀 많이 했다. 제가 프로젝트를 하던 초기에만해도 삼성전자, LG전자, SK, 현대차 등에서 글로벌 기업은 어떻게 하는지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다. 당연히 글로벌 컨설팅회사가 이런 측면에서는 유리한 점이 있었고,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성장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한국의 대기업중에는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있다. 그 기업에는 이미 지식으로 무장한 많은 박사들이 있고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을 고용해서 운영하기에 이런 기업에 글로벌 선도 지식 프로젝트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이런 지식을 팔아야 하는데 문제는 그들은 큰 돈을 지불할 수 없고 그 기업들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작은 컨설팅 회사들이 있다. 그래서 그 시장에 빅펌이라 불리는 회사들이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로 남는 것은 M&A나 차세대 PI&시스템구축과 같은 영역으로 작은 기업에서 책임을 부담하기 어렵고, 큰 프로젝트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아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가 남게 되고 이런 분야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두번째는 아웃소싱의 성격을 지니는 프로젝트들이다.

본인들이 사람을 고용하여 할 수 있지만, 한국처럼 고용시장이 경직된 시장에서는 고용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기에 대신 일해줄 전문가를 프로젝트 형태로 고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는 고객이 할 수는 있지만 하기 귀찮아 하거나 사람을 뽑기 부담스럽다고 분류하는 프로젝트들이다. 주도권이 대부분 고객에게 주어지고, 고객이 결론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고 그것에 대한 근거나 논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많이 수행한다. 혹은 고객의 생각을 잘 정리해주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공공 프로젝트의 일부가 이런 유형에 해당하고, 선도기업이라고 하는 대기업 프로젝트 중의 상당수가 이런 유형에 해당한다. 어쩌면 대형 차세대 PI & 시스템 구축도 이 유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세번째 유형이 자존심 상할 수 도 있지만 고객이 답을 가지고 있는데 본인들 이야기를 임원들이 귀담아 듣지 않거나 믿지 않아서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이다.

사실 공공 분야의 프로젝트는 대부분이 이 유형으로 볼수 있다. 외부의 의견이 없으면 책임 문제가 발생하기에 본인들이 다 알고, 할 수 있지만 외부의 의견이 이래서 해야 한다고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 프로젝트를 많이 한다. 중견기업의 경우나 일부 대기업의 경우에도 이런 유형의 프로젝트들이 꽤 많이 있다. 담당자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결론과 근거도 다 알고 있지만 임원들이 본인들 이야기를 잘 신뢰하지 않기에 컨설팅회사의 입을 빌려서 이야기하는 형태의 프로젝트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고객의 이야기만 잘 정리하면 된다.

 

컨설턴트로서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겠지만, 희망과 기대감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다가 좌절감에 부딪히기도 한다. 내가 고작 이런 일을 하려고 컨설턴트가 되었나 싶기도 할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 첫번째 유형의 임원 앞에서 근사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그런 역할을 원하겠지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컨설턴트는 많지 않다. 많은 경험과 통찰력을 결합하여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럴 준비가 되어있는지 냉철하게 본인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런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 본인은 얼마나 노력하는지 물어보기 바란다.

Posted by 오늘보다나은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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